어느 날 갑자기 친척 어른의 부고를 듣게 되었을 때, 솔직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장례식장을 어디로 잡아야 할지, 영결식은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당장 상조회사부터 찾아야 한다는 주변의 재촉이 정말 부담스러웠다. 그때는 정말 아무 생각도 안 들고, 그저 며칠 동안 상조서비스가 장례 절차 전체를 다 알아서 해준다는 말만 믿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 그때 상담했던 업체 이름도 가물가물하다. 인터넷 검색창에 장례비용이나 후불제 상조를 검색했는데, 광고가 너무 많아서 뭐가 진짜인지 구분할 여력조차 없었다.
상조 상담과 무거운 결정의 순간
당시 상조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 상담 직원은 꽤 친절했지만 어딘가 사무적인 느낌이 강했다. 대략 400만 원에서 500만 원 정도의 상품을 권유받았는데, 그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적당한 가격이었는지 아니면 비싼 축에 속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 당시에는 돈 문제보다 당장 내일 있을 입관식이나 발인 날짜를 맞추는 게 더 급했으니까. 요즘은 OK이자도받는상조적금처럼 금융 상품이랑 연계된 것도 있다고는 하던데, 당시에는 그런 걸 알아볼 시간조차 없었다. 그냥 지금 당장 내 눈앞에서 절차를 진행해줄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다.
업체 폐업 소식에 느꼈던 불안감
나중에 뉴스를 보니 상조 관련 소비자 상담이 1년에 3,000건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보고 덜컥 겁이 났다. 내가 가입했던 곳이 혹시라도 중간에 사라지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함이 든 건 장례가 다 끝나고 나서였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구제 건수가 매년 늘어난다는 통계를 보고 있자니, 내가 그 당시에 너무 성급하게 선택한 건 아닐까 하는 후회도 아주 조금 들었다. 사실 업체가 폐업하는지 안 하는지, 그 정보를 매번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는 게 소비자 입장에서는 너무 벅찬 일이다. 바빠 죽겠는데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하나 싶기도 하고. 실제로 내가 겪은 곳은 다행히 별일 없었지만, 주변 지인 중에는 상조회사가 갑자기 연락이 안 돼서 발을 동동 굴렀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음이 영 편치 않았다.
비용과 현실적인 고민들
장례비용이라는 게 참 묘하다. 정해진 패키지 상품을 사면 편한 것 같으면서도, 막상 현장에서는 추가 비용이 계속 발생한다. 처음 안내받은 금액 외에 음식값이나 다른 잡비들이 나중에 합쳐지니까 나중에는 최종적으로 얼마가 나가는 건지 계산도 잘 안 되더라. 3일장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게 사람 정신을 쏙 빼놓는다. 특히나 20대나 30대 때 헬스장 같은 서비스 상담받는 거랑은 차원이 다른 무게감이다. 나이가 좀 더 들면 나중에 내 장례는 어떻게 해야 하나, 아니면 미리 후불제 상조를 따로 알아봐야 하나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데, 사실 시기상조라는 말처럼 지금 당장 뭔가를 결정하기엔 또 마음이 안 잡힌다. 그냥 적금이나 조금씩 넣어두는 게 속 편할까 싶기도 하고.
끝나지 않는 숙제 같은 마음
장례가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서 영수증을 하나씩 정리할 때의 그 허탈함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서비스가 만족스러웠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이 없다. 그냥 절차가 무사히 끝났다는 것에 안도할 뿐이다. 상조서비스라는 게 결국은 슬픔 속에서 누군가 대신해주는 ‘대행업무’인데, 그게 정말 매끄럽게 잘 흘러갔는지 따져볼 여유는 우리에게 없었던 것 같다. 누군가는 이런저런 정보를 열심히 찾아보고 똑똑하게 준비하겠지만,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그런 전문 지식을 갖추기란 정말 어렵다. 다음에는 좀 더 차분하게 알아볼 수 있을까. 사실 그런 날이 다시는 안 왔으면 좋겠지만, 모르겠다. 나중에 또 이런 일을 겪게 되면 이번보다는 조금 더 덜 당황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똑같이 허둥대고 있을지. 그냥 지금은 그런 복잡한 생각들을 잠시 접어두고 싶다.

영수증 정리하는 모습이 정말 힘들었겠네요. 특히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겪는 일들은 더더욱 그렇죠?
400만 원에서 500만 원은 정말 그때 돈치고는 꽤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뉴스에서 3,000건이 넘는 상담 건수를 보니, 그런 부분까지 챙겨야 하는 게 얼마나 복잡할지 더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