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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빙부상에 상조 없이 장례식장을 정하려다 겪은 당황스러운 순간들

지난달 갑작스럽게 장인어른의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슬픔보다 먼저 든 생각은 ‘이제 당장 무엇부터 해야 하지?’라는 당혹감이었다. 아내도 눈물만 흘리고 처가 식구들도 다들 경황이 없어서 사위인 내가 무언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막상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평소에 상조 서비스 같은 걸 가입해 뒀냐고 처남에게 물어봤지만, 가입해 둔 게 전혀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요즘은 다들 미리 준비한다는데 우리 집은 왜 아무것도 안 해뒀을까 하는 후회가 잠깐 스쳤지만, 이미 닥친 현실 앞에서 후회는 아무 쓸모가 없었다.

평촌 한림대성심병원 장례식장으로 가며 고민했던 무빈소 방식

급한 대로 안양에 있는 평촌 한림대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빈소가 있는지 확인하고 그쪽으로 안치실을 예약했다. 병원으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급하게 검색을 해보았다. 요즘은 가족끼리 단촐하게 치르는 스몰장례식이나 아예 빈소를 차리지 않는 무빈소 장례비용이 대략 150만 원에서 180만 원 선이라는 글들이 보이길래, 우리도 그렇게 조용히 치를까 고민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친지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나니 멀리서 오겠다는 분들이 생겨 결국 무빈소는 포기하고 일반적인 3일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안치실에 장인어른을 모시고 지하 2층 상담실에서 대기하는 데만 3시간 가까이 걸렸는데, 이때부터 선택해야 할 것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회사 사우회 지원 범위와 일반 상조 상품의 차이

다행히 내가 다니는 회사 사우회에서 장례 지원 서비스가 나온다고 해서 조금 안심했다. 그런데 막상 사우회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일회용 식기류 200인분과 화환, 그리고 소액의 위로금 정도만 지원될 뿐 실제 장례를 진행해 줄 지도사나 도우미 인력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흔히 광고에서 보는 보람상조 같은 전문 상조 회사들은 리무진 버스부터 상복 대여, 전문 지도사 파견까지 패키지로 묶여서 알아서 척척 해주는 구조인데, 우리처럼 아무 준비 없이 맨몸으로 부딪친 경우에는 장례식장 자체 제휴 업체를 이용하거나 현장에서 즉석으로 상조 서비스를 계약해야 했다. 미리 매달 몇 만 원씩 내며 가입해 둔 가입자가 아니라면 현장에서 가입하는 상품은 단가 자체가 높게 책정되어 있어 비용 부담이 꽤 컸다.

장례식장 안에서 결정해야 했던 수의 가격과 당혹스러운 선택들

장례지도사와 함께 입관식 때 사용할 용품들을 고르는 과정이 가장 곤혹스러웠다. 관의 종류부터 수의까지 가격표를 보여주는데, 그 종류가 너무 다양했다. 특히 수의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가장 저렴한 인견이나 폴리에스테르 소재는 몇십만 원 선이었지만, 조금이라도 좋은 대마 소재로 가려고 하니 금방 120만 원이 훌쩍 넘어갔다. 고인을 좋은 옷에 입혀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과, 한 번 쓰고 태워 없어질 옷에 백만 원 넘는 돈을 쓰는 것이 맞나 하는 현실적인 계산이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부딪쳤다. 결국 중간 등급 정도의 수의를 선택하긴 했는데, 결정하는 내내 내가 너무 인색하게 구는 건 아닌지 괜히 눈치가 보이고 아내 눈치도 살피게 되어 마음이 아주 불편했다.

삼일장을 치르고 나서도 여전히 남는 비용과 절차상의 의문들

우여곡절 끝에 삼일장을 모두 마치고 마지막 날 정산을 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나왔다. 식사비와 음료값, 제단 장식 꽃값 등이 야금야금 붙더니 결국 처음 예산 잡았던 금액을 초과했다. 회사 사우회에서 보내준 일회용품 덕분에 그나마 잡비를 조금 아끼긴 했지만, 미리 상조를 가입해서 패키지로 묶어서 진행했더라면 이 정도로 허둥대며 새는 돈이 많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내내 가시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내 부모님 장례를 위해 미리 상조를 매달 적금 붓듯 가입하는 게 정말 이득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냥 큰일을 한 번 겪고 나니 머릿속만 더 복잡해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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