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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홈쇼핑에서 덜컥 상조 결합상품을 계약해버렸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홈쇼핑 보다가 무슨 상조 결합상품을 덜컥 가입했다고 자랑 반, 걱정 반 섞인 목소리였다. 내용을 들어보니 티비랑 냉장고를 바꾸면서 상조 서비스까지 같이 묶여 있는 상품을 선택했다는 거다. 금액은 대략 400만 원 중반대였던 것 같은데, 매달 나누어 내는 방식이라 크게 부담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사실 나도 처음엔 그냥 가전 싸게 샀다고 치지 뭐, 하고 넘겼다. 그런데 이게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까 은근히 신경 쓰이는 구석이 생기기 시작했다.

일단 가전제품은 잘 쓰고 있는데

결합 상품으로 받은 가전은 확실히 쓸만했다. 냉장고는 용량이 커서 좋았고, 티비도 화질이 괜찮았다. 당시 시장가랑 비교해봐도 가전만 따로 샀을 때보다 확실히 저렴하긴 했다. 그래서 초기에는 가성비 좋게 잘했다 싶었다. 근데 이게 상조라는 게 물건처럼 당장 뜯어서 쓰는 게 아니지 않나. 그냥 매달 통장에서 얼마씩 빠져나가는 걸 확인하는 게 다인데, 막상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이 서비스가 진짜 제값을 할까 싶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주변에 물어봐도 다들 ‘그런 거 나중에 쓰기 불편하다’는 둥, ‘전화 연결이 안 된다’는 둥 하는 카더라 통신만 많아서 더 찜찜했다.

잊을 만하면 날아오는 고지서가 문제다

매달 결제되는 금액은 3만 원대 후반이었나. 사실 큰돈은 아니지만, 자동이체 내역을 볼 때마다 ‘내가 지금 뭘 위해 돈을 내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든다. 더 짜증 나는 건 이 계약을 해지하려고 알아봤을 때다. 위약금 계산을 해보니 이미 받은 가전제품에 대한 비용 정산까지 얽혀 있어서, 당장 해지하는 게 손해인 상황이 됐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유지하는 중인데, 이런 구조가 은근히 사람을 옭아매는 기분이 든다. 홈쇼핑 채널에서 쇼호스트들이 웃으며 설명할 때는 몰랐는데, 막상 내 상황이 되고 보니 이게 진짜 소비자를 위한 건지, 아니면 가전 할부 판매를 위한 꼼수인지 경계가 모호하다.

장례식 절차는 누가 알려주는 걸까

얼마 전에는 문득 장례식 절차에 대해 검색을 좀 해봤다. 나중에 혹시라도 상조 서비스를 쓰게 되면, 그쪽에서 나오는 인력들이 다 알아서 해주는 건지 아니면 내가 일일이 체크해야 하는 건지 궁금해졌다. 근데 후기들을 읽어보니까 업체마다 부르는 게 값이고, 현장에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더라. 우리 엄마가 가입한 곳은 규모가 좀 있는 곳 같긴 한데, 그래도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가입할 때 상담원이 말했던 서비스 범위가 실제 현장에선 어디까지 보장될지 전혀 확신이 안 선다. 나중에 상담원한테 전화해서 ‘추가 비용 발생 없는 거 맞죠’라고 꼬치꼬치 묻기도 좀 그렇고.

그냥 현금으로 모아둘걸 그랬나 하는 후회

요즘은 그냥 진작에 적금이나 들걸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그 돈이면 지금쯤 꽤 모였을 텐데. 물론 가전제품은 덕분에 혜택을 봤지만, 장례라는 게 닥쳐봐야 아는 거라 지금 이렇게 매달 돈을 붓는 게 의미 있는 투자인지 알 길이 없다. 무엇보다 엄마가 나중에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하고 후회하실까 봐 그게 더 걱정이다. 그냥 조용히 계약 만기까지 기다리기로 했는데, 만기 때까지 과연 회사가 멀쩡할지도 괜한 고민을 하게 된다. 사실 이 회사가 나중에 장례를 치러줄 때까지 살아남아 있을지가 가장 큰 관건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미래를 매달 돈을 내며 강제로 대비하고 있다는 게 참 묘한 기분이다.

“엄마가 홈쇼핑에서 덜컥 상조 결합상품을 계약해버렸다”에 대한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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