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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상을 당하고 나서야 알게 된 몇 가지 번거로운 일들

갑작스러운 부고 연락을 받고 나서 제일 먼저 헷갈렸던 장례식 복장

며칠 전 외삼촌께서 갑작스럽게 별세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평소 건강이 아주 나쁘셨던 건 아니라서 가족들 모두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급하게 소식을 접했는데, 당장 입고 있는 옷부터가 걱정이었다. 평소에 캐주얼하게 입고 다니는 편이라 베이지색 면바지에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으로 부랴부랴 장례식복장을 검색해 보니 다들 무조건 검은색 정장을 입어야 한다고 나와 있었다. 하지만 당장 집에 들렀다 갈 시간은 없었고, 회사 근처 지하철역에 있는 스파 브랜드 매장에 들러 급한 대로 어두운 네이비색 슬랙스와 검은색 셔츠를 샀다. 지하철역 화장실 칸에 기어 들어가 땀을 뻘뻘 흘리며 옷을 갈아입는데, 참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눈치가 보이고 번거로워야 하나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꼭 완전한 검정 정장이 아니더라도 어두운 계열이면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때는 마음이 너무 급해서 눈에 보이는 대로 결제하고 갈아입느라 정신이 없었다.

빈소를 차리지 않는 무빈소 장례와 일반 3일장 사이에서의 고민

병원에 도착해서 친척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장례 방식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요즘은 가족끼리 단촐하게 치르는 추세라며 빈소를 아예 차리지 않는 무빈소장례로 진행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그래도 평소 아는 분들이 많았으니 제대로 3일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일반적인 3일장으로 하려니 비용이 이만저만 걱정되는 게 아니었다. 혜화동에 있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으로 가기로 결정했는데, 대학병원 장례식장은 빈소 대여료만 해도 하루에 백만 원이 훌쩍 넘는 경우가 많아서 부담이 컸다. 그렇다고 아예 조문객을 받지 않는 무빈소로 가자니 먼 길을 찾아올 외가 쪽 친지들에게 면목이 없을 것 같아 갈팡질팡했다. 결국 절충안으로 빈소 크기를 조금 줄이고 조촐하게 진행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서로 눈치를 보며 의견을 조율하는 것 자체가 꽤나 피로한 일이었다.

후불제 상조회사인 고이장례연구소를 통해 진행을 결정하기까지

가족 중에 대기업 선불제 상조회사의 상품에 가입해 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부랴부랴 상조 서비스들을 비교해 보기 시작했는데, 대기업 상조는 보통 가입 절차가 복잡하거나 월 납입금을 부어야 하고 가입 없이 바로 쓰려면 400만 원에서 500만 원이 넘어가는 비싼 패키지를 권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하철을 타고 장례식장으로 이동하는 와중에 모바일로 검색을 하다가 후불상조회사인 고이장례연구소를 알게 되었다. 미리 돈을 내지 않고 장례가 끝난 뒤에 실제 쓴 만큼만 정산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일단 덜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플랫폼을 통해 이것저것 맞춤형으로 견적을 내보니 대략 200만 원 중반대 수준에서 필요한 항목들만 골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터넷 후기들이 워낙 많아서 조금 의심스럽기도 했지만, 일단 당장 상담 전화를 걸었을 때 직원이 과하게 영업을 하거나 비싼 상품을 강요하지 않는 것 같아 그냥 믿고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안치실로 이동하면서 겪었던 번거로운 일들

장례식장에 도착해서도 바로 일이 일사천리로 풀리지는 않았다. 마침 병원 안치실에 자리가 부족해서 대기 시간이 거의 2시간 가까이 발생했다. 병원 지하 복도의 차가운 의자에 앉아서 하염없이 기다리는데 몸도 마음도 쳐지는 기분이었다. 고이장례 측에서 파견된 장례지도사가 도착해서 일정을 조율해 주기는 했지만, 병원 자체의 대기 상황까지 해결할 수는 없어서 그저 순서가 오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보통 대기업 상조를 쓰면 제복을 멋지게 입은 도우미들이 알아서 다 해줄 것처럼 말하지만, 결국 이런 돌발적인 대기 상황이나 병원 내부의 행정적인 부분은 유가족이 직접 확인하고 서명해야 하는 일이 태반이었다. 수의를 고르고 관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가격대별로 차이가 많이 나서, 무엇을 골라야 적당한 건지 기준을 잡기가 참 애매했다. 너무 싼 것을 고르면 고인에게 미안하고, 너무 비싼 것을 고르면 형편에 부담이 되는 그 미묘한 갈등 속에서 머리가 복잡했다.

동사무소 방문부터 사망신고 절차까지 여전히 머릿속이 복잡한 정리 단계

발인을 마치고 모든 장례식절차가 끝난 후에도 할 일은 산더미처럼 남아 있었다.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하는 것이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가서 처리해야 하는 사망신고절차였다. 병원에서 발급받은 사망진단서 원본을 챙겨서 거주지 관할 주민센터로 향했다. 사망신고는 법적으로 사망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해야 하며, 이 기한을 넘기면 과태료가 나온다고 해서 마음이 또 조급해졌다. 번호표를 뽑고 차례를 기다려 서류를 제출하는데, 담당 직원이 건조한 태도로 주민등록증을 회수하고 전산에 입력하는 모습을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평생을 살아온 한 사람의 기록이 종이 몇 장과 클릭 몇 번으로 지워지는 것 같아 씁쓸했다. 한편으로는 외삼촌이 젊은 시절 군 복무를 하셨던 것 때문에 국가유공자자격이 되는지도 확인해보려 했는데, 보훈처에 전화해서 알아보고 관련 증명서를 떼는 과정이 너무 복잡해서 결국 몇 가지 혜택은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하고 포기하듯 돌아왔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서류들이 내 방 책상 위에 며칠째 굴러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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