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건강 이야기하다 갑자기 상조라니
지난 주말에 오랜만에 고향 내려가서 엄마랑 점심을 먹는데, 요즘 들어 부쩍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평소 같으면 그냥 ‘운동 좀 하세요’ 하고 잔소리했을 텐데, 이번엔 분위기가 좀 달랐어요. 엄마가 갑자기 누군가 찾아와서 건강 상담을 해줬다며, 그 과정에서 꽤 괜찮은 상조 상품 이야기를 들었다는 거예요. 처음엔 그냥 가벼운 대화인 줄 알았죠.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단순히 건강 체크 정도가 아니라, 아예 구체적인 계약 조건까지 듣고 오셨더라고요. 솔직히 등 뒤로 식은땀이 조금 났습니다. 제가 사는 곳 근처에만 해도 웅진프리드라이프 같은 큰 회사부터 생소한 후불제 업체까지 너무 많은데,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설명을 들으신 건지 감이 전혀 안 잡혔거든요. 무엇보다 어르신들 대상으로 하는 영업이 요즘 워낙 말이 많으니까요.
상담은 생각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었다
엄마가 들었다는 상담 내용은 꽤나 체계적이었어요. 월 납입금이나 나중에 장례 치를 때 제공되는 품목들, 심지어 요즘은 가전제품까지 결합해서 묶어 판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그냥 보험 상품인지, 아니면 정말 장례를 위한 서비스인지 저도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뉴스에서 상조회사 연락 두절이나 환급 지연 문제 때문에 소비자 상담이 급증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났거든요. 전년 동월 대비 상조 관련 불만이 70% 넘게 늘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솔직히 ‘지금 이게 맞는 건가’ 싶었습니다. 엄마는 옆집 아주머니도 가입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시는데, 저는 그게 왜 이렇게 불안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당장 500만 원, 600만 원 하는 큰돈이 오가는 계약인데, 너무 쉽게 결정하시는 게 아닌가 싶어서 말이죠.
굳이 지금 가입해야 할까 하는 의문
사실 저도 주변에서 상조 가입했다는 이야기는 가끔 듣습니다. 회사 상조회나 경찰상조회 같은 곳은 그나마 좀 낫다 싶지만, 개별적으로 가입하는 건 정말 잘 따져봐야 하잖아요. 근데 상담을 받았다는 업체가 정확히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혹시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지는 건지 아무도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아요. 엄마는 정수기 배관 점검하러 온 사람이 친절하게 설명해줬다는데, 이게 과연 상조 서비스랑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하고요. 요즘은 코웨이 같은 곳도 라이프 솔루션 자회사 만들어서 요양이나 상조 쪽으로 영역을 넓힌다던데, 시장이 커지는 건 알겠지만 정작 소비자 입장에서는 뭐가 진짜이고 뭐가 과장인지 분간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상담사의 직면 기술과 우리의 현실
상담 공부하는 친구한테 물어봤더니, 상담할 때 ‘시기상조’를 조심해야 한다더군요. 상대방이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는데 무리하게 현실을 들이미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요. 근데 상조 영업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그 반대로, 불안감을 엄청나게 자극하는 것 같아요. ‘나중에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그 논리 말이죠. 그 말을 듣고 나면 자식 입장에선 반대하기도 참 껄끄럽고, 부모님 입장에서는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덜컥 계약하게 되는 거 아닐까 싶어요. 정작 중요한 건 서비스의 질이나 재무 건전성일 텐데, 그런 건 뒷전이고 감정적인 결정을 부추기는 건 아닌지 의심이 가시질 않습니다.
결국은 아무것도 정하지 못한 채
엄마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결론은 흐지부지되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한번 알아보자’고는 했는데, 사실 저도 지금 어떤 회사가 믿을만한지, 아니면 아예 가입을 안 하는 게 나은 건지 확신이 안 서요.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라는 반응뿐이고요. 며칠 전에는 에어컨 설치비 문제로 소비자 불만이 많다는 기사를 봤는데, 우리가 상조 계약을 맺고 나서 나중에 추가 비용 요구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뭐가 제일 안전한 선택인지, 아니면 그냥 없는 셈 치고 나중에 현금으로 해결하는 게 나은 건지, 오늘 밤에도 왠지 고민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뭘 해야 할지 모르니 일단은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계속 불편한 건 어쩔 수가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