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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갑자기 상조회 가입하라고 서류를 내밀었다

갑작스러운 가입 권유와 복잡한 고민

며칠 전부터 회사 인사팀에서 은근히 상조회 가입을 권유하기 시작했다. 그냥 가벼운 복지 차원인 줄 알았는데, 막상 상담을 받아보니 꽤 복잡한 구조였다. 다온플랜이라는 곳인데, 상조 서비스 아니면 웨딩 서비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상조는 너무 먼 미래 이야기 같아서 감이 잘 안 오고, 차라리 결혼할 때 쓰는 스드메 패키지라도 챙기자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이게 월 3만 원씩 120개월, 그러니까 10년 동안 납입해야 하는 금액이다. 총 360만 원인데 회사에서 절반을 지원해 준다고 하니 겉으로 보기엔 꽤 남는 장사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시간이 참 길게 느껴진다. 내가 이 회사를 10년이나 다닐 수 있을까? 아니, 10년 뒤에 이 회사가 그대로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의문이 자꾸만 든다.

10년이라는 시간의 무게와 불확실성

교원라이프나 다른 큰 업체들 이야기도 여기저기서 들려오는데, 결국 이런 서비스들은 내가 당장 누리는 혜택이라기보다는 일종의 보험 같은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후불제 상조도 많다는데, 굳이 지금부터 돈을 묶어둘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고. 사실 회사에서 반을 내준다는 명분이 없었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거다. 그런데 이게 또 회사 사람들은 다들 가입하는 분위기라 나만 안 하기도 괜히 눈치가 보인다. 옆자리 과장님은 ‘어차피 나중에 다 쓰게 되어 있다’며 아무렇지 않게 가입하셨는데, 나는 왜 이렇게 망설여지는지 모르겠다. 뉴스에서 상조회사들이 M&A를 거치면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걸 본 기억이 있어서 더 불안한 것 같기도 하다. 재향군인회상조회 같은 곳도 결국 보람상조로 넘어가고 하는 과정들이 뉴스에 나오는 걸 보면, 내가 가입한 회사가 10년 뒤에 이름이 바뀌어 있거나 아예 사라져 버리면 어떻게 되나 하는 걱정이 사라지질 않는다.

웨딩 패키지인가 상조 서비스인가

결국 고민 끝에 웨딩 쪽으로 마음이 기울긴 했다. 상조 서비스는 너무 무거운 주제라 검색하는 것조차 꺼려지는데, 웨딩은 그래도 당장 피부에 와닿으니까. 그런데 막상 상세 내용을 뜯어보니 이것도 제한 조건이 꽤 많았다. 특정 제휴 업체에서만 써야 하고, 추가금을 내야 하는 옵션이 붙으면 결국 360만 원이 그냥 예치금 수준이 될 것 같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결혼 준비할 때 상조회 혜택 쓰는 게 생각보다 까다롭다는 글들이 많았다. 스드메를 할 때도 이미 가격이 다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고르려면 결국 돈을 더 써야 하는 구조인 거다. 360만 원이라는 돈이 적은 돈도 아닌데, 10년 동안 묶어두고 나중에 고작 몇 십만 원 할인받는 수준이라면 그냥 나중에 내가 원하는 곳에서 직접 예약하는 게 훨씬 속 편하지 않을까 싶다.

회사 복지라는 이름의 묘한 압박

가장 짜증 나는 건 역시 결정의 주도권이다. 내 돈을 내는 건데도 회사에서 제안하는 방식대로만 따라야 하는 상황이 묘하게 불쾌하다. 교원예움 같은 곳들이 전국적으로 지점을 늘리고 서비스를 통합한다 해도, 결국 소비자인 나 입장에서는 그게 나한테 어떤 실질적인 이득인지 증명할 방법이 없다. 그냥 매달 1만 5천 원씩 월급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게 설정해두면 나중에는 신경도 안 쓰고 살 것 같긴 하다. 나중에 결혼을 하든, 아니면 혹시 모를 집안의 장례 행사가 생기든 그냥 잊고 살다가 ‘아, 예전에 가입해둔 거 있었지’ 하고 쓰는 게 어쩌면 정신 건강에 좋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0년 동안 매달 나가는 돈을 생각하면 또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결국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결국 서류는 일단 책상 구석에 던져두었다. 당장 내일 처리해야 하는 일도 아니고, 굳이 지금 당장 결정해서 내 월급의 일부를 10년 동안 묶어둘 이유는 없으니까. 상조회사 순위나 서비스 만족도를 아무리 검색해도 다 광고 같고, 실제로 주변에 이걸로 큰 이득을 봤다는 사람도 없다. 그냥 회사에서 권장하니까 가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어쩌면 나도 조만간 그냥 가입 서류에 사인하고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그게 가장 편한 길인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식으로 복지를 설계해두는 게 과연 우리 같은 직장인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혜택인지, 아니면 회사가 상조사와 제휴해서 직원들을 일종의 가입자로 활용하는 건 아닌지 찜찜함이 남는 건 사실이다.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그냥 시간이 가길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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