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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과 상조 결합상품, 정말 공짜나 다름없는 걸까?

최근 대형 가전 매장에 가보면 냉장고나 세탁기를 살 때 상조 서비스를 함께 가입하면 가전 비용을 대폭 할인해주거나 페이백을 해준다는 제안을 많이 받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초기 비용 부담을 확 낮추고 최신 가전을 쓸 수 있으니 꽤 합리적인 제안처럼 들리죠. 저도 부모님 댁에 가전제품을 바꿔드릴 때 이런 고민을 길게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목돈이 나가는 시점에 수십만 원의 할인을 해준다는 말은 꽤나 달콤합니다.

하지만 실제 제 경험상, ‘공짜’나 ‘파격적인 할인’이라는 말 뒤에는 항상 계산기가 필요합니다. 상조 서비스를 통해 가전 비용을 대신 납부해주는 구조는 사실상 상조 월 납입금을 장기간 분납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보니, 10년 넘게 매달 납입할 금액을 합치면 애초에 가전을 정가로 사는 것보다 총비용이 비싸지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이 결합상품은 일종의 금융 상품인데, 많은 분들이 단순히 가전 할인이 된다는 점에만 꽂혀서 정작 중요한 상조 약관이나 해지 시 위약금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해지입니다. 결합상품은 가전제품 할인 혜택을 받은 상태에서 중도 해지를 하게 되면, 그동안 받은 할인액을 고스란히 뱉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도 해지하면 손해’라는 당연한 사실을 막상 닥치기 전에는 체감하기 어렵죠. 저도 처음에는 ‘나중에 형편이 어려워지면 해지하지 뭐’라고 가볍게 생각했지만, 막상 위약금 산정 방식을 확인해보니 생각보다 복잡하고 금액도 커서 선뜻 결정을 내리기 망설여졌습니다. 실제로 제 지인 중 한 분은 결합상품을 해지하려다 위약금이 너무 커서 울며 겨자 먹기로 10년 넘게 유지한 사례도 있습니다.

상조회사 비교를 해보면 서비스의 질도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회사는 24시간 대응이 확실하지만, 어떤 곳은 정보 유출이나 불완전 판매 이슈로 뉴스에 오르내리기도 합니다. 200만 원에서 500만 원까지 다양한 상품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비싼 상품이 무조건 좋은 서비스를 보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가전을 위해 가입하는 상조라면, 본인이 실제로 장례 서비스를 이용할 때의 만족도보다는 당장의 가전 가격 할인에만 집중하게 되는 ‘주객전도’ 현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현장에서 이런 판매를 하시는 분들의 전략은 단순합니다. ‘월 커피 한 잔 값으로 가전 사고 상조도 대비하세요’라는 논리죠. 하지만 이 말은 10년, 15년 뒤의 물가와 나의 경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문장입니다. 저도 고민 끝에 결합상품은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차라리 필요한 가전을 제값에 구매하고, 상조 서비스는 나중에 필요할 때 그때의 시세에 맞는 상품을 따로 계약하는 것이 훨씬 리스크가 적겠다는 판단이 들었거든요. 물론 이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당장 목돈이 급한 분들에게는 유용한 대안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결합상품은 ‘당장 목돈은 없지만 최신 가전은 꼭 필요하고, 10년 이상 꾸준히 납입할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들에게는 적합합니다. 반대로 ‘나중에 경제 상황이 바뀔 수도 있고, 약관 읽는 것이 피곤하며, 깔끔하게 내 물건을 소유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결합상품을 피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지금 당장 가전을 바꿔야 한다면, 결합상품의 할인율에 눈이 멀기보다 ‘상조 해지 시 위약금 조항’을 먼저 출력해서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게 생각보다 복잡하다면, 그냥 카드 할부로 깔끔하게 사는 게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다만, 상조 서비스 자체의 필요성을 느끼는 분들에게는 또 다른 영역의 선택지가 될 테니, 무조건 나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선택은 정답이 없으며, 본인의 10년 뒤 경제 상황에 대해 얼마나 확신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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