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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없이 혼자 남겨진다는 상상을 가끔 해본다

가끔씩 떠오르는 무연고자 장례 알림

지나가다 우연히 서울시립승화원에서 열리는 무연고자 장례 소식을 접했다. 매주 토요일이나 주중에 올라오는 그 짧은 공고문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좀 묘해진다. 이용근 님, 김춘남 님 같은 이름들이 줄지어 적혀 있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짧은 문구가 전부다. 2층 가족대기실 앞에 빈소가 차려진다고 하는데, 막상 가본 적은 없다. 그냥 그 텍스트들만 봐도 어딘가 서늘하고 쓸쓸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요즘은 비혼으로 사는 사람들도 많고, 가족과 연을 끊고 사는 경우도 흔하니까 나도 예외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늙어서 혼자 남겨진다는 것의 현실

결혼이 무서워서, 아니면 그냥 내 삶의 자유를 뺏기는 게 싫어서 혼자 지내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 많다. 나도 솔직히 그렇다. 그런데 가끔 밤에 잠이 안 올 때면, 정말 내가 늙어서 아무도 곁에 없을 때 어떻게 될까 상상하곤 한다. 예전에 조모상 때 겪었던 정신없던 3일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겠지. 국가 보훈 대상자나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는 분들은 그나마 보훈청의 도움이라도 받는다는데, 나는 그런 것도 해당 사항이 없다. 그냥 일반적인 무연고자로 분류되어 구청이나 시청에서 진행하는 공영장례 대상자가 될 확률이 높다.

공영장례라는 낯선 단어의 무게

서울시립승화원 접수실 건물 2층 7~9번 가족대기실. 그곳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너무 무섭기도 하다. 공영장례라는 건 말 그대로 관이나 지자체에서 최소한의 절차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빈소가 있긴 하지만, 일반 장례식장처럼 사람들이 북적거리거나 조문객이 올 일은 거의 없을 테니까. 대충 찾아보니 무빈소 장례식장 형태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 굳이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지다가도, 끝이 너무 허무한 건 아닌가 싶어 씁쓸해진다.

장례식장 예약 대신 생각해보는 것

친척 중에 장례를 치러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여자 상복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장례식장 예약은 어디가 괜찮은지 같은 실질적인 고민을 한다. 그런데 나는 그런 고민조차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내가 죽으면 내 자리는 아무도 예약해주지 않을 테니까. 만약 내가 혼자 죽음을 맞이한다면, 그날 아침 9시 30분쯤에 시작될 장례 절차에 누가 서 있어 줄까. 그 공고문에 적힌 이름들처럼 나도 그저 ‘무연고자’라는 딱지가 붙은 이름 석 자로 남게 될까 봐 가끔은 숨이 막힌다.

막연한 불안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공영장례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고 한다. 국가나 시에서 처리해주니까. 그런데 그런 금전적인 문제보다 더 큰 건, 죽음 이후에 나라는 존재가 어떻게 기억되느냐 하는 거다. 적어도 내 주변 사람들이 내 죽음을 알리고, 마지막 가는 길을 봐주는 게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도리조차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이 나를 조금씩 갉아먹는 기분이다. 친구들은 대수롭지 않게 ‘요즘은 다들 그렇게 간다’고 말하지만, 막상 그 공고문을 보면 그렇게 쉽게 넘겨지지가 않는다.

결국은 혼자 남겨질 준비

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당장 뭘 바꿀 수는 없다. 유서를 써두어야 할지, 아니면 연고자를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다가도 결국은 귀찮아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냥 오늘 하루를 잘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차니까. 서울시립승화원의 그 빈소에 놓인 이름들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그분들도 살아계실 땐 저마다의 고민과 웃음이 있었겠지. 나는 그분들을 알지 못하지만, 그분들의 마지막 기록이 나에게는 미래의 어떤 풍경처럼 느껴진다. 언젠가는 닥칠 일인데도 여전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잘 모르겠다.

“가족 없이 혼자 남겨진다는 상상을 가끔 해본다”에 대한 3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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