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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일을 처리하며 마주한 현실적인 고민들

경황없는 와중에 마주한 장례식장 풍경

안동병원장례식장에서 가족장례를 치러야 했던 그 며칠은 솔직히 지금 생각해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갑작스럽게 상황이 닥치니 평소에 인터넷에서 보던 깔끔한 가이드나 절차 같은 건 머릿속에서 다 날아가더라. 사실 장례식 준비라는 게 미리미리 공부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몸소 겪었다. 예전에는 그냥 병원 장례식장에 연락만 하면 알아서 다 해주는 줄 알았는데, 막상 닥치니 이게 선택의 연속이었다. 상복을 대여하는 것부터 빈소 규모를 결정하는 것까지, 슬픈 와중에 돈 걱정과 절차 고민이 머릿속을 맴도는 게 참 아이러니했다.

후불제 상조를 선택하게 된 이유

선불제 상조에 미리 가입해 둔 게 없어서 처음에는 막막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요즘은 뜨락상조나 고이 같은 후불제 서비스가 눈에 띄더라. 가입비가 없다는 점이 일단 마음이 편했다. 친구가 예전에 겪었던 경험담을 듣고는 큰 고민 없이 후불제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사실 선불제는 왠지 묶여있는 느낌이 들고 나중에 정산할 때 복잡할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후불제는 장례를 마친 뒤에 실제 이용한 만큼만 내면 된다고 해서 조금 더 투명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더추모상조 같은 곳에서 견적을 확인해 보니, 처음 제시된 금액이 끝까지 유지된다는 점이 나 같은 초보 유족에게는 신뢰가 갔다. 물론 이게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다른 업체와 일일이 비교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으니까.

천주교 장례 절차와 현실적인 어려움

우리 가족은 천주교식으로 장례를 진행하고 싶었는데, 이게 또 쉽지 않았다. 장례식장마다 사정이 다르고, 빈소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우리 가족의 종교적 요구를 세세하게 다 이해해 주시는 건 아니니까. 장례지도사님이 상주 옆에서 전담해 주시는 서비스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때 알았다. 화장장 예약이나 장지 이동 같은 절차에서 실수를 줄여준 게 정말 컸다. 중간에 한번은 화장장 이동 시간을 착각해서 큰일 날 뻔했는데, 옆에서 챙겨주시는 분이 없었더라면 아마 몇 배는 더 고생했을 것 같다. 2일장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던데, 우리는 3일 내내 경황이 없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몰랐다.

장례 비용과 보이지 않는 지출들

장례 비용은 대략 수백만 원 단위에서 움직였다. 홈페이지에서 본 정찰제 가격은 꽤 합리적으로 보였지만, 실제로 식대나 음료, 조문객 접대 비용 같은 건 현장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쉽다. 장례식장마다 상복 대여료나 빈소 이용료가 제각각이라, 나중에 계산서를 받아보고 나서는 ‘이게 왜 이렇게 나왔지?’ 싶은 항목들도 있었다. 후불제 상조 비용은 고정되어 있었지만, 그 외의 추가적인 병원 측 비용들이 나를 더 당황하게 만들었다. 예산이라는 걸 미리 짜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닥친 상황에선 ‘돈 아끼느라 너무 초라하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자꾸 지갑을 열게 되는 심리가 있더라.

끝맺지 못한 생각들

장례를 다 치르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마음이 영 개운치 않았다. 그때 더 잘했더라면, 혹은 조금 더 꼼꼼하게 따져봤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장례지도사 교육원 같은 곳에서 배우는 지식들이 실전에서는 얼마나 쓰일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은데,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이라는 게 참 복잡한 심경을 만든다. 후불제 상조가 아니었더라면 정말 어떻게 처리했을지 지금도 가끔 아찔할 때가 있다.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지금보다 조금 더 침착할 수 있을까? 아마 아닐 것 같다. 인간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일은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영역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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