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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상조 가입해두고 정작 내가 당황했던 순간들

갑자기 찾아오는 일들이라지만, 막상 닥치면 그 당혹감은 말로 설명하기가 참 어렵다. 몇 년 전, 아버지가 갑자기 편찮으셨을 때 상조 서비스 가입해둔 걸 미리 챙겨놨던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처음엔 누구나 그렇듯 나도 이것저것 검색해보고 비교 사이트도 기웃거렸다. 교원예움 같은 곳이 유명하다길래 대충 이름만 들어본 상태였고, 사우회에서 추천해주는 곳도 몇 군데 있었다. 그런데 막상 상조회사를 고르는 건 무슨 휴대폰 요금제 비교하는 것보다 훨씬 막막했다. 결국 주변에서 많이 하는 곳으로 적당히 골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생각보다 상복 대여나 장례식장 복장이 문제였다

장례가 시작되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상조 서비스에 모든 게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자잘한 선택지가 너무 많았다. 특히 상복 대여는 상조 기본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긴 해도, 막상 입어보면 핏이나 상태가 기대 이하일 때가 많다. 장례식장 복장이라는 게 예의를 갖추는 게 중요해서 다들 어둡게 입고 오지만, 정작 상주인 우리는 몸이 너무 피곤하니 조금이라도 편한 걸 찾게 된다. 업체에서 가져온 옷들이 생각보다 낡았거나 사이즈가 딱 맞지 않아서 억지로 맞춰 입고 서 있는데, 그게 괜히 마음을 더 심란하게 만들었다. 옷 갈아입는 시간조차 아까워서 그냥 대충 걸치고 나갔던 기억이 난다.

운구와 조문객 맞이의 현실적인 피로감

운구 과정도 그랬다. TV에서 볼 때는 정갈하고 엄숙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례식장 알바생들과 상조 업체 직원들 사이에서 누가 무엇을 주도할지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 꽤 자주 발생한다. 우리 집안 어른들은 또 나름의 예법을 따져야 한다고 하시고, 업체 직원은 자기네 매뉴얼대로 하려고 하니 중간에서 조율하는 게 정말 스트레스였다. 운구할 때 손발이 안 맞아서 휘청거릴 뻔했던 순간은 지금도 가끔 생각나면 아찔하다. 비용은 이미 월 납입금으로 꽤 냈는데, 현장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이나 수고비 개념의 돈들이 자꾸 발생하니까 ‘이럴 거면 차라리 그 돈을 모아둘걸’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다.

연락 두절이라는 무서운 단어에 대하여

최근 뉴스를 보다가 상조 서비스 상담이 작년 대비 70% 넘게 늘었다는 기사를 봤다. 연락 두절이나 환급 지연 문제 때문이라는데, 읽다가 가슴이 철렁했다. 내가 가입한 곳은 괜찮은 건지, 혹시 나중에 정말 필요할 때 전화기가 꺼져 있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됐다. 사실 가입할 때는 월 3~4만 원 정도니까 큰 부담 없다고 생각했는데, 10년 넘게 붓고 나면 이게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헬스케어니 여행이니 부가 서비스로 현혹하는 곳도 많은데, 정작 본질인 장례 서비스의 안정성이 흔들린다면 무슨 소용인가 싶다.

장례가 끝나고 남은 허망한 감정

모든 게 끝나고 나면, 내가 잘 처리한 건지 되돌아볼 틈도 없이 일상으로 복귀해야 한다. 정산 과정에서 이런저런 명목으로 돈이 조금씩 더 나갔는데, 그땐 그게 중요한 줄 알고 다 결제했다. 지나고 나서 명세서를 천천히 훑어보니 이게 꼭 필요한 거였나 싶은 항목들이 꽤 있었다. 그렇다고 업체에 따지러 갈 에너지는 진작에 바닥났다. 상조 서비스는 보험처럼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보상받는 성격이 강한데, 그 ‘나중’에 내가 제대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지 사실 아직도 확신이 안 선다. 그냥 잘 지나갔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할 뿐이지, 다시 똑같은 상황을 겪으라고 하면 더 꼼꼼히 따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그냥 내 성격이 무던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장례 이후의 상조 서비스는 여전히 나에게는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은 숙제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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